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워킹맘인 지선(엄지원)은 일에 육아에 치여서 보모를 두게 되는데, 조선족 이모(보모)가 다은(딸)을 다치게 해 윗집 보모에게 한매(공효진)을 소개 받는다. 어느날 한매가 다은과 함께 사라진 걸 알게 된 지선은 한매의 과거를 추적하며 영화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두 배우의 최근 필모그래피에서 감상한 작품은 마스터(엄지원)와, 파스타(공효진)이다. 공효진의 로맨틱 코메디를 좋아한다. (끝까지 본 작품은 파스타 뿐이지만.)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공효진인데, 오랜만의 영화... 게다가 스릴러 영화인데 [과연 공효진이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은 완벽한 나의 오산이었다.
공효진의 연기는 굉장히 완벽했다. 공효진의 우는 연기는 정말 좋다. 로코물을 할 때도 현실눈물로 가장 마음 아프게 하는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 가히 최고의 연기였다. 게다가 엄지원의 눈물 연기도 만만치 않다. 두 배우 모두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화되어 보여주는 연기란.. 연기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피곤했을 정도이다. 과거의 한매와 현재의 한매가 180도 달라졌는데 눈빛, 목소리, 분위기, 얼굴근육에서도 완벽하게 성격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정말 무시무시한 표현력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돋았던 장면은 과거 회상에서 김치가 얼어 있는 걸 발견한 지선이 한매에게 김치냉장고가 고장났냐고 묻자 차가워서 맛있다는 한매의 말에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김치냉장고를 뒤지고는 아이스박스를 발견한다. 그 아이스 박스엔 죽은 재인이 발견되며 충격으로 쓰러지는 지선. 재인에게는 다은의 옷이 입혀져 있었다. 냉장고 씬에서 엄지원의 연기는 굉장하다. 굉장하단 말로밖에 표현이 안 된다. (재인에게 다은이의 옷을 입히고, 다은이를 재인이라고 생각해 데려간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지만 김치냉장고 위에 재인이가 써져 있는 식탁보가 마음에 걸린다.)
브로커 박현익 역의 박해준 또한 영화 속에서 완벽한 미끼 역할을 해줬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박현익 역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져 있었는데, 진실이 완벽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박현익이 미끼로 있음으로서 의심은 정착을 못하고 방황한다. 의구심 품었던 실마리들이 하나씩 풀리면서 답답함이 해소되는 재미 또한 있던 영화.
현실의 씁쓸한 부분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이다. 한국 사회에서 워킹맘을 보는 폭력적인 시선들을 굉장히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만큼 워킹맘이 살기 힘든 곳이 어디 있을까? 게다가 매매혼으로 학대받는 외국인 여성들의 비극적인 모습들도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 메인이며 여성들이 핍박받고 차별 받는 일각의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건 굉장히 대단한 일이다. 남성들이 메인이고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들은 없을뿐더러 여성은 그저 주인공을 더 빛나게 해주는, 혹은 주인공 옆에서 그저 보호받는 등의 수동적인 캐릭터가 굉장히 많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오랜만에 굉장한 작품을 본 것 같다.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는 이자성과 미끼를 앞세워 모든 목을 치고 주무르려는 강과장. 그리고 진실을 알면서도 숨겨주며 선택권을 주는 정청과 제 무덤을 파는 일임을 알면서도 미끼를 물어버리는 이중구.
정말 잘 만든 영화이다. 캐릭터들의 성격을 확연하게 보여주며 이자성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계속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다. 처음 봤을 때는 보는 사람까지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여러 번 보면 볼수록 각자의 캐릭터 입장에서 보게 만드는 영화이다.
담배를 통해서도 이자성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게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력은 말 안 해도 되고. 석회장 장례식에서 강과장과 이중구가 대립하고 있을 때 이중구 얼굴을 클로즈업 한 컷이 있었다. 그때 떨리는 박성웅의 얼굴근육을 보는데 큰 스크린으로 보니 떨림이 다 보여서 그 표정 보려고 한 번을 더 봤다. (총 세 번 봤는데 세 번째 본 이유는 엔딩 때 과거회상 씬에서 웃는 이정재 얼굴 보려고 또 봤다.)
많은 유행어를 낳은 정청. 마지막에 이자성에게 많이 힘들어 보인다며 선택을 하라고 하는데, 이자성이 산소호흡기를 대려고 하자 [만 분의 일이라도, 천만 분의 일이라도 내가 살아나면 나 감당할 수 있겠냐?]라고 말하는 정청. 정청의 그 말이 이자성이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애드리브를 굉장히 많이 쳤다고 한다.
(엘레베이터 씬에서 석무를 때리는 장면, 주차장 씬에서 같은 편을 공격하는 것, 뚜이부치라고 대사치는 장면들이 인터뷰에서 공개된 애드리브인데 정청이 중국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봉다리 어딨냐, 가짜인 게 티 난다며 발차기를 하는 것들도 애드리브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
(여담인데 정청이 첫 등장하는 공항씬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게 굉장히 챙피했다고 황정민이 말했다.)
보는 내내 긴장되던 창고 씬. 석무가 강과장이 이자성 마킹하려고 심어놓은 스파인데 신우(바둑선생)이 잡혀서 드럼통 안에 들어 있는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이자성인데, 볼 때마다 대단하다 느끼는 거지만 긴장한 연기를 너무 잘 해서 보는사람까지 덩달아 긴장하게 만들었다. 창고씬 보는 내내 기를 빨린 느낌.
모든 걸 다 알고 있음에도 이자성을 눈 감아주는 정청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촌동네에서 칼질하고 다녔을 때부터 함께한 사이여서 눈을 감아준 것일까, 만약 정청이 살아났을 때 이자성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굉장히 여러 스토리를 조합해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
석무가 자기 마킹한 거냐고 강과장을 몰아붙이는 씬에서 무너지는 자성이 안타까웠다. 계속되는 번복에도 불구하고 얇게 이어진 끈을 잡고 있었는데, 뚝 끊긴 느낌. 차라리 그냥 일찍 한 쪽을 선택했다면 편했을 텐데, 마지막까지 끈을 잡고 있는 이자성이 굉장히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것을 아예 잘라내버린 것이 정청의 선택 권유인데...
신세계에서 절대적인 악도 절대적인 선도 없다고 생각한다. 강과장도 이자성을 이용해먹고 주무르기는 했지만 대의를 위해 한 것이었고, 이자성도 끝까지 경찰의 편에 남고자 하며 계속 스파이 짓을 했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 자기의 존재를 아는 모든 이들을 죽임으로써 골드문을 먹었고... 캐릭터들이 굉장히 뚜렷하기 때문에 볼 때마다 다른 캐릭터에 이입해서 보게 된다면 그 캐릭터들이 전부 이해가 되고 그 캐릭터의 행동에 동의하게 된다.
제일 좋아하는 장면.
[죽기 딱 좋은 날씨네.]
부하와의 면회 때 말했던 것처럼 제 무덤을 파는 일임을 앎에도 정청에게 한 방 먹은 것을 복수하기 위해 (강과장의 의도대로) 강과장이 던진 미끼를 그대로 물어버리는 이중구. 게다가 자기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데, 정청을 치는 선택을 했을 때 이미 앞으로의 시나리오를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던 인물이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박성웅은 정말 담배를 맛있게 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배를 잘 폈다. 이렇게 담배를 잘 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황정민의 선역을 좋아한다. 황정민의 연기도 늘 한결같기에. (좋은 의미로) 베테랑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팔이 굉장히 길다는 거.
강동원 연기를 좋아한다. 우행시 때 부터. 저번 마스터글에서도 말은 했지만, 난 강동원이 이런 역할을 연기할 때가 굉장히 좋다. 검사외전과 전우치 같은. 여담이지만 초능력자에서처럼의 악역을 더 연기해줬으면 한다. 왠지 40대에 들어서면 정우성 같이 멋진 역할이 아닌 악역에도 많이 도전할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죄수복을 굉장히 잘 만든 느낌. 아무리 봐도 강동원을 위한 죄수복 같았다.
박성웅도 상당히 좋아한다. 신세계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다. 신세계 얘기가 나온 김에 이거 올리고 신세계 리뷰나 쓰러 가야지. 검사외전 안에서 스타검사가 되고 싶은 검사인데, 그렇기에 한치원의 꼬임에 넘어갔다. 초반에 악역인 듯 하면서도 나중엔 (목적을 가진) 선역으로 돌아서는 입체적인 캐릭터. 이 영화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박성웅 캐릭터였다. 선하기만 하거나 악하기만 한 캐릭터보다는 계기로 인해 돌아서게 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한다. 게다가 학연에 탑이 무너져버리는 그런 면모를 보여줘서 더 귀여웠던(?) 캐릭터 같다. 좋아하는 대사는
오늘 너희 두 놈들 때문에 내 인생 조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어.
(사전에 채택되지 않은 증거물 제출에) 동의합니다!
캐릭터들마다 개성 있고 하나같이 다 귀엽게 만들어놔서 미칠 뻔한 영화. 겨울왕국도 2번 보고 주토피아도 2번 봤다. 두 번째 볼 땐 다들 봐서 혼자 보러 갔다. (ㅠㅠ) 이런 애니메이션은 삶에 찌들어 있을 때 보면 힐링이 된다. (진짜로) 그래서 힘들고 우울할 때 애니메이션이 상영하고 있으면 보러 간다. (일본 만화를 제외한 디즈니 픽사 등)
주디 홉스. 닉과 케미가 어마무시한 캐릭터. 망붕들도 많이 생겼다고 하는데(ㅋㅋㅋ) 굴다리 밑에서 닉에게 안겨 울던 주디를 보는데 찌통이... 그런 주디를 쓰담쓰담해주는 닉 보고 엄마미소를. ㅎㅎㅎ (망붕 +1)
제일 귀여웠던 클로하우저 ㅠㅠ
슈퍼 히어로 등록제 때문에 찬성, 반대 의견으로 갈리며 대립이 시작되면서 스토리가 진행이 되는데, 영화를 보게 된다면 두 분류로 나뉜다. [팀 아이언맨 vs 팀 캡틴] 난 아이언맨의 입장이 더 이해가 간다. (사실 내 최애가 아이언맨이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특이한 건 자유분방한 토니가 죄책감을 느껴 정부에 속함으로서 규율과 질서를 찾아가려고 하는 것과, 캡틴 아메리카는 그 반대되는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단면적으로만 봤을 때는 그 반대되는 (토니가 반대파, 캡틴이 찬성파)것이 더 어울리지만 서로가 처해져 있는 상황들이 그렇게 되도록 두지를 않았다.
스티브에게 버키가 있다면 토니에겐 로디가 있다. 로디가 추락할 때 팔콘이랑 토니가 함께 구하러 가지만 결국에는 추락하고만다. 찬성 팀에 포함되어 있지만 완벽히 토니의 입장과 함께 하는 팀원은 로디 뿐이었는데 그런 로디가 추락을 하고 부상을 당했다. 토니 입장으로는 굉장히 통탄할 일. 같은 팀원들끼리 입장이 나뉘어져 싸워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안타까웠다.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려고 했지만 그것을 실패한 아이언맨. 나중에 스티브와 버키를 찾아가지만 지모 남작이 토니 부모님을 죽인 건 버키라는 사실을 말했을 때 진짜 이만한 짠내 캐릭터도 없다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둘과 싸우며 스티브가 버키는 내 친구야 라고 말할 때 토니가 "So was I." 라고 말하는 대사는 진짜 찌통.. 이래서 내가 팀 아이언맨이라구...
시빌 워에서 새롭게 등장한 블랙 팬서. 블랙 팬서의 솔로 무비도 나온다고 해서 엄청 기대가 된다. 시빌 워 쿠키 영상에서 버키를 다시 얼린 배경이 와칸다인 걸 감안했을 때 솔로 무비는 확정이구나 했는데 내년에 나온다고 한다. 블랙 팬서도 한국에서 촬영을 한다고 하니 어벤져스에서 새빛섬이 나왔을 때처럼 또 헐리우드 영화에 한국이 나오는 굉장히 낯선 경험을 또 하게 될 듯. 아무튼 어벤져스2에서도 와칸다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블랙 팬서 스토리 진행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시빌 워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 스파이더맨. 사실 나는 스파이더맨 기대를 굉장히 안 했었다. 왜냐하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 (그래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안 봤다.) 기존에 있던 스파이더맨보다는 연령층도 낮게 나오고 성격이 굉장히 쾌활하게 나온다는 점으로 봤을 때, 전혀 다른 새로운 피터 파커의 탄생이었다. 피터 파커 역시 짠내 캐릭터의 대명사인데, 시빌 워에서 짤막하게 나온 캐릭터를 봐서는 올해 나올 싱글 무비를 굉장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아이언맨도 같이 출연한다고 하니! 홈커밍은 7월에 개봉이다. 얼마 안 남았다!
(여담이지만 시빌워 공항 신에서 토니가 underoos 라고 피터를 부를 때 어찌나 웃기던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