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김윤석 주연의 검은 사제들. 어떤 분위기일 줄은 예상은 했지만 공포스러울 줄은 전혀 예상 못하고 갔는데 너무 공포스러운 영화였다. 오프닝 시퀀스도 굉장히 잘 만들어졌으며 강동원의 라틴어 섞인 기도가 계속되고 타이틀이 떴을 때, 공포영화, 엑소시즘 영화를 굉장히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모든 씬이 대단했다. 애기무당이 소머리를 업고 굿을 하다가 하혈을 하는 장면, 구마의식을 행하는 장면 등 어느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소재들이 나와 무서워서 눈을 돌리고 싶었는데 계속 볼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다보면 감독님께서 사전조사를 굉장히 철저하게 했구나 하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상징적인 요소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했으며, 각 씬에서는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 많았다. 늘어놓자면 굉장히 포스팅이 길어질 게 분명하기 때문에 [검은 사제들 해석]을 검색해서 각 씬에서 내포한 의미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면 이 영화를 더 심도 있게 즐길 수 있다.
오컬트 영화에서 유일하게 본 영화가 콘스탄틴이었는데, 콘스탄틴의 느낌은 이 정도로 어둡지 않았기 때문에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진짜 너무 공포스러웠다. 게다가 실제로 구마를 행할 때처럼 이름을 묻는다던가, 두 주연의 세례명이 실제 구마사의 이름이며 늘어놓기 못할 많은 것들이 영화에서 나왔다. 콘스탄틴보단 더 심도 깊게 구마 의식을 보여줬는데, 검은사제들이 굉장히 무서워서 못 봤다 싶은 사람들은 콘스탄틴 정도는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장재현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작품의 시작은 개인적이었다. 번잡한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데 사람들 사이 어두운 곳에서 로만 카라를 입은 신부님 한 분이 초조하게 누구를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그런데 그분을 보고 그분이 세상을 구할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다.] 라고 인터뷰 했는데, 그 계기를 영화로서 굉장히 잘 풀어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평범하고 번잡한 거리 옆 후미진 골목에서 이런 구마의식이 행해지고 있었으니. 영화 중반에 돼지를 강물에 던져버리려고 밖으로 나왔을 때 평범한 거리 안에 강동원 혼자 급박하고 초조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감독님께서 처음 로만 카라를 입은 신부님을 보셨을 때 상상하셨던 게 이런 모습이었을까.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얻은 건 박소담이 아닐까. 박소담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계속 묶여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게다가 목소리는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목소리를 녹음한 거라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 (물론 어느정도는 조절을 했겠지만) 박소담이 연기한 영신은 구마를 했는데 살아났다. 그것이 악마를 자기 몸속에 붙잡아 놓고 희생을 했기 때문에 신의 기적이라 해석된다. 왜냐하면 극 초반 구마에 초점을 둬 영신을 뺑소니하고 지나친 이탈리아 신부는 죽었기 때문에.. (나중에 추가적인 씬이 있지만.) 기독교의 정신이기도 한 '희생'까지 굉장히 잘 보여준 부분.
비기독교인이 봐도 굉장한 내용. 영화를 한 번 보고 해석이나 실제 성경에서 비롯된 내용들을 본다면 이 영화에 더 빠져들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여러 해석들을 봐 보시길 추천합니다. 파면 팔수록 더 재밌는 영화.
향로 씬에서 강동원에게서 후광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잘 생긴 강동원.
정말 강동원의 돼지가 되고 싶을 정도...